■ 너무 매운 건 싫어요!!

미식의 도시로 알려진 홍콩! 각 나라의 식당이 있어 전 세계의 음식을 쉽게 맛볼 수 있다. 한국 식당, 태국 식당, 멕시코 식당, 중국의 사천 식당 등 매운 음식이 빠질 수 없다. 그런데 홍콩 사람들은 과연 매운 음식을 잘 먹을까? 

홍콩 전문가에 따르면, 약간 매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약 50%, 한국 사람처럼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은 25%,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는 사람은 25% 정도이다.

약간 매운 음식을 먹는 50%는 말 그대로 ‘약간’의 매운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잘 못 먹는 편에 속한다. 즉, 약간의 매운 음식을 먹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 것이다. 얼큰하고 알알한 자극적인 음식을 잘 먹는 한국사람 기준으로 봤을 때는 이곳 사람들은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편이다. 

홍콩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먹고 자란 광동 음식에는 매운맛의 요리들이 거의 없다. 광동 음식의 특징은 여러 가지 풍부한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요리이며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 그리고 중국의 사천이나 호남 요리처럼 고추나 마라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음식에 길들여진 식습관으로 홍콩인들에게 매운맛은 익숙하지 않다. 

홍콩에는 중국 4대 음식이라는 광동, 상해, 북경, 사천 식당 등 중국 각지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아무래도 광동 식당이며 그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중국 식당은 상해 식당이다. 상해 음식은 맵지 않고 달짝지근한 맛을 특징으로 한다. 

그리고 북경 식당과 사천 식당은 광동, 상해 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많이 띄지 않는데 북경 음식은 간장을 많이 사용하여 맛이 강하고 사천 음식은 마라를 주성분으로 한 매운맛으로 홍콩 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은 아니다. 

중국에서 매운 음식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호남(湖南)식당도 홍콩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호남 음식은 중국의 4대 요리 안에는 못 들지만 8대 요리 안에는 드는 중화권의 유명한 음식 중 하나이다. 

매운 음식을 파는 곳에는 맵기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최소 4단계에서 최대 9단계까지의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태국 음식도 원래 맵지만 홍콩의 태국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은 그 정도가 많이 약하다. 이곳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된 느낌이다.    

■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한국 음식이 홍콩에서 인기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지만 맵지 않거나 덜 매운 음식을 선호한다. 그럼 어떤 한국 음식이 홍콩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까?

전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천국 홍콩에서 한국 음식은 홍콩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홍콩 곳곳에서 많은 한국 식당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리적인 인접성 때문에, 또한 한류의 영향으로 홍콩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는데 한국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한류팬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한국 요리를 즐기고 있다. 

홍콩 사람들은 ‘한국 음식’하면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떠올리는 것 같다. 바로 ‘매운 맛’, ‘김치’, 그리고 ‘한국 BBQ’이다. 여기에 하나 더, ‘무료로 주는 다양한 반찬’은 한국 음식이 갖는 하나의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한국 음식 중에 매운 요리가 많은데 홍콩 사람들은 아무래도 덜 매운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곳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홍콩의 한국 식당에서 자주 먹는 음식과 한국에 가면 꼭 먹는 음식으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① 홍콩에서 사랑받는 한식

우선 홍콩의 한국 식당에서 이곳 현지인들이 즐기는 음식은 (돌솥)비빔밥, 삼계탕, 김밥, 순두부찌개, 냉면, 잡채, 김치전, 해물전, 후라이드 치킨 등으로 순두부찌개를 제외하고 보통 맵지 않은 음식이다.  홍콩의 한 대형 한국 식당에 가서 “홍콩 사람들이 점심 메뉴로 많이 먹는 게 뭐예요?”라고 한국인 매니저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돌솥 비빔밥이 셀 수 없을 만큼 나가요. 홍콩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네요’라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잡채나 삼계탕은 중국 음식 중에 비슷한 것이 있어 입에 잘 맞는 거 같고 특히 삼계탕의 경우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을 이곳 사람들도 알고 있어 더욱 많이 찾는 것 같다. 후라이드 치킨은 몇 년 전 크게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이 알려지며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외에도 당연히 한국 음식하면 떠올리는 고기류, 즉 등심, 삼겹살, 갈비, 불고기 등도 인기가 많다. 특이한 것은 한국 사람들은 잘 찾지 않는 소의 혀, 즉 우설(牛舌)을 이곳 사람들은 고기의 한 종류로 여겨 구이용으로 잘 먹는다. 

그리고 식사하는 방식도 우리와 좀 다른데 한국 사람들은 보통 고기나 요리를 먼저 먹고 식사는 나중에 하는데 비해 홍콩 사람들은 돌솥 비빔밥 같은 식사류를 고기구이와 다른 요리와 함께 식탁위에 올려 동시에 즐기는 경향이 있다. 

② 홍콩 사람들이 한국 방문 시 먹는 인기 한국 음식 

다음은 홍콩 사람들이 한국을 찾는 경우이다. 이들이 한국에 가면 보통 즐겨 찾는 음식 탐방 코스가 있는데 보통 홍콩에서 맛보기 힘들거나 한국에서 유명한 맛집이다. 홍콩에서도 “한우(Hanwoo)”라는 고유 명사로 사용되는 한우는 고급 육류 요리로서 여겨져 홍콩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홍콩인들은 한국에 오면 홍콩에서는 비싼 한우를 즐겨 먹는다. 춘천 닭갈비, 그리고 안동까지는 못 가더라도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안동 찜닭도 홍콩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이다. 

제주도에서는 꼭 흑돼지 삼겹살을 먹는데 먹어본 홍콩인들은 하나같이 최고로 손꼽는다. 부산에 가면 외국 사람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할 것 같은 돼지국밥을 좋아하는데 평소 핫팟(hot pot), 곱창 국수 등을 통해 내장을 친숙하게 먹는 홍콩 사람들의 입맛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홍콩인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간장게장이다. 간장게장을 먹어 본 홍콩인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이들도 간장게장이 ‘밥도둑’임을 인정할 정도이다. 

분식이나 디저트류로는 떡볶이, 김밥 등이 특히 젊은 층들에게 인기가 있다.

③ 한국의 분식도 홍콩에 잇달아 상륙!!

홍콩의 침사추이에 “K11 Musea”가 2019년 8월 오픈했다. 단순 쇼핑몰이 아닌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홍콩인, 홍콩을 찾는 관광객 모두에게 명소인 이곳에 한국의 삼진어묵과 타르데마가 상륙했다. 홍콩 몽콕에는 아리랑 핫도그가 문을 열었고 항상 구매를 위한 줄이 길게 서 있다. 각 매장은 어묵, 식빵, 핫도그라는 한 가지 큰 틀에서 다양한 맛의 메뉴를 판매하며 홍콩에서 사랑받고 있다. 홍콩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국 방송 프로그램, SNS, 한국 여행 등을 통해 한국의 인기 음식이 소개되고,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분식류는 홍콩에서 새로운 맛,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부담,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외관 등으로 홍콩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랑받고 있다.  

■ 시사점 

한국 방송 프로그램, SNS, 여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한국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식이 홍콩에 알려지는 시간도 빨라지고 있다. 홍콩인의 보편적인 입맛과 식습관을 잘 이해하고 홍콩에서 사랑받는 한국 음식의 밀키트, 냉동식품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자료 출처

1. 수요저널,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2019.10.16.

  www.wednesdayjournal.net/news/view.html?section=94&category=97&no=30562

2. 수요저널,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나는 홍콩사람, 너무 매운 거 싫어요」, 2019.10.09.

  www.wednesdayjournal.net/news/view.html?section=94&category=97&no=30542

3. TimeOut, 「The best restaurants for bibimbap in Hong Kong」, 2019.08.29. 

  www.timeout.com/hong-kong/restaurants/hong-kongs-best-bibimbap

4. 오픈라이스, www.openri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