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국 관세부과에 대한 프랑스 정부 대응 및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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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2025

[프랑스] 미국 관세부과에 대한 프랑스 정부 대응 및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

2025년 4월 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 관세" 방침을 발표하였다. 상호 관세는 무역 불공정을 근거로 다른 나라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만큼 해당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개념이다. 4월 2일 발표는 미국이 유럽 연합에 20%의 관세, 영국에는 10%의 상호 관세의 적용을 밝혔다. 단, 이미 25% 관세가 적용 중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었다. 미국은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발표하며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관세 문제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모든 나라의 증시와 경제, 산업 전반에 극심한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더해주며 공포를 심어 주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들이 확인되고 있다. 프랑스 증시인 CAC40 지수는 4월 2일 상호 관세 방침 발표 이후 4월 7일까지 3일 연속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며(-3.31% → -4.26% → -4.78%), 이후 일본과 미국 간의 관세 논의 후 일본 증권 거래소의 상승에 힘입어 4월 8일 2.5%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4월 9일 다시 -3.34% 하락했으며, 4월 9일 미국의 관세 일시 유예 발표에 힘입어 4월 10일 3.83%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3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 증시 CAC40 지수 변동률

출처: Boursorama

❍ 프랑스 정부 반응

2025년 4월 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 4월 3일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조치가 부당하고 국제 무역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관세 부과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미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프랑스의 대미 수출이 프랑스 GDP의 약 1.5%에 불과하지만, 이탈리아는 GDP의 3% 이상, 독일은 4%, 아일랜드는 10%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른 나라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프랑스 역시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 차원의 단결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인구 4억 5천만 명 규모의 유럽 시장이 가진 영향력을 언급했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계적 보복 조치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였다.

그는 미국의 보호주의적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우선 과제로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투자 확대, 규제 간소화, 탈탄소화 등 구조적 정책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유럽 산업을 보호하고, 공정한 무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약속했다.

4월 4일 프랑스 산업 및 에너지 장관 마크 페라치 장관 또한 툴르즈 에어버스 부지 방문 중 인터뷰를 통해 미국 관세에 대해 비례적이면서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동시에 무역 갈등이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협상의 여지가 열려있음을 내비쳤다.

이후 4월 9일 관세 90일 유예 발표 후, 4월 11일 마크롱은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미국의 90일 관세의 부분적 유예는 협상의 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임을 밝혔다. 동시에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25%의 관세, 기타 제품에 10% 관세 유지에 있어, 이것은 유럽 연합에 520억 유로의 부담을 안긴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기업에 불확실성을 계속 주는 것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조치라고 평가하였다.

프랑스 경제부 장관 에릭 롬바드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유예가 미국과 관세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를 승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그는 또한 중국의 유럽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위험성을 지적하며, 중국발 수입 홍수에 대한 경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프랑스 정부의 대응 정책

마크롱 대통령은 코냑, 아르마냑, 와인 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프랑스 농업부 애니 제네바드 장관 또한 프랑스 민영방송 TF1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스페인처럼 농업 부문에서 수익 손실 부분을 보전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고려하냐는 질문에는 프랑스의 재정 상황이 현재 취약함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관세 협상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향후 투자 또는 투자 발표를 앞둔 프랑스 기업들에게 미국 투자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미국 경제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경제부 장관 에릭 롬바르는 유럽 차원에서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 사용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융 조치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프랑스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프랑스 경제 칼럼니스트 클레어 푸르니에에 따르면, 소비재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미국산 소비재를 직접적으로 많이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관세 대상 품목은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 일부에 불과하다. 프랑스에서 주로 소비되는 필수품은 대부분 유럽산이고, 펩시, 코카콜라, M&M’s,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 미국 브랜드 제품 중에서도 프랑스 현지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이번 관세 조치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무역 둔화와 일부 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모든 국가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프랑스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

프랑스 산업 중 가장 위협을 받는 분야는 와인 및 주류 산업이다. 2024년에는 약 24억 유로 상당의 와인이 미국으로 수출되었고, 코냑을 포함한 증류주도 15억 유로가 수출되었다.

프랑스 기업운동(MEDEF) 회장 패트릭 마탕은, 프랑스의 對미국 수출이 프랑스 GDP의1.5%를 차지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특히 코냑 지역에서는 7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와인, 주류 수출업자 연합(FEVS)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주류 상품 수출이 약 8억 유로 감소하고 유럽 연합 전체에서는 16억 유로 감소하여 고용과 업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시사점

프랑스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유럽과의 공동 대응을 강조하고 있으며,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보복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프랑스 식품 산업의 경우, 특히 주류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구체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