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제품 고도화 가공, 기회의 시기 맞아
조회194중국 유업계의 성장 논리가 변화하고 있다. 이리그룹(伊利集团) 류춘시(刘春喜) 고급집행총재는 앞서 열린 유업 기업가 포럼에서 “유업의 성장 논리는 전통적인 ‘우유를 마시는 것’에서 다원화된 ‘우유를 활용하는 것’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유제품 심층가공이 업계의 보완적인 품목에서 전략적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유제품 심층가공 제품의 원료 단계 시장 규모는 약 615억 위안으로, 이 가운데 생크림 약 213억 위안, 버터 약 160억 위안, 치즈 약 90억 위안, 유청 및 관련 제품 약 15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전체 국산화율은 약 30%에 불과해 기존 시장에서 400억 위안 이상의 수입대체 여력이 남아 있다. 막대한 수입대체 수요는 중국 유업체들이 심층가공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업계의 성장세에 힘입어 주요 유업체들도 심층가공 분야에 대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멍뉴(蒙牛)는 중국 최초의 전 품목 우유 심층가공 공장을 건설했으며, 유지방류, 치즈류, 유단백류, 유청류 등 4대 품목을 아우르고 있다. 2026년 6월 멍뉴는 유원료 브랜드 ‘MnmpX’를 공식 출시하고 락토페린, 막분리 카제인, 탈염 유청분말 D90 등 핵심 유원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초기 생명영양, 기능성 영양, 스포츠 영양, 특수의료용 영양 및 식품산업 등 분야를 대상으로 원료 및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페이허(飞鹤)의 유단백 심층가공 기술 개발은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페이허는 2011년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락토페린, 탈염 유청단백, α-락트알부민 등 16종의 핵심 원료를 100%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이리의 새로운 전략 계획에서는 B2B 심층가공 사업을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사업’으로 보고 있다. 이리는 락토페린, 원산지 생산 방식의 모차렐라 치즈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다수의 기술적 성과를 거뒀으며, 원유 공급원, 연구개발, 생산부터 유통채널까지 연결하는 완전한 전 과정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주요 기업들의 집중적인 투자는 심층가공이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차별화 전략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의 유청 및 치즈 산업 기반은 유럽·미국과 차이가 있어, 치즈를 중심으로 하고 유청을 부산물로 생산하는 유럽·미국의 발전 모델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은 중국의 원료 구조에 보다 적합한 가공 기술과 생산 공정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업계 환경 속에서 다수의 유업체가 심층가공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런양이다우(认养一头牛)가 중국 지린성 창춘시 궁주링(公主岭)에 건설 중인 심층가공 공장은 하루 약 1,400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됐으며, 버터, 생크림, 치즈, 유청단백분말, 락토페린 등 다양한 품목을 생산할 예정이다. 주요 고객은 신차음료, 커피, 베이커리 등 B2B 시장이다. 해당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산둥과 허베이의 2개 스마트 제조기지에 이어 회사의 세 번째 자체 유제품 공장이 되며, 전 밸류체인 역량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공장 입지를 중국 동북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자체 원유 공급망과 직접 연계하기 위한 것이다. 런양이다우는 2019년부터 동북지역에 목장 건설을 추진해 현재 동북지역에 4개의 젖소 목장과 1개의 건설 중인 심층가공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개 목장이 지린성에 위치해 있다. 원유 공급원과 가까운 곳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원유 운송 거리를 단축하고 제품의 신선도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 측면에서 런양이다우는 심층가공 사업을 강화해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고 중국 시장 수요에 적합한 현지화된 심층가공 기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공장은 상호 보완적인 2개 공정을 적용한다. 하나는 전 성분 분리 방식으로, 막여과·이온교환 등의 기술을 활용해 유성분을 분리하고 락토페린 등 고부가가치 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치즈와 카제인산나트륨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방식으로,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유청에서 유청단백질 등을 추가로 추출한다.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두 공정의 생산능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기업 기반을 살펴보면, 런양이다우는 중국 전역에 10개의 젖소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젖소 사육 두수는 11만 마리를 넘어선다. 원유 자급률은 95% 이상이며, 2025년 성우(成母牛) 기준 연평균 산유량은 14.02톤에 달했다. 산둥 린이와 허베이 헝수이의 2개 유제품 공장도 품질관리와 생산관리 측면에서 축적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B2B 사업에서는 앞서 구밍(古茗), 나이쉐더차(奈雪的茶) 등 브랜드와 다양한 품목에 대한 협력을 진행했으며, 1만 개 이상의 최종 매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의 실제 사례를 보면 유제품 심층가공은 단순히 생산능력 규모만으로 경쟁하는 분야가 아니다. 멍뉴가 강조하는 원유를 ‘남김없이 활용한다’는 개념과 페이허가 자체 목장의 신선한 원유에서 직접 유단백을 추출하는 ‘신선 추출(鲜萃)’ 공정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심층가공의 핵심 가치는 원료의 안정성을 최종 제품의 안정성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B2B 고객에게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 배합 적합성, 생산 배치 간 일관성, 안정적인 납품 역량 등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런양이다우의 궁주링 공장은 현재 건설 단계에 있어 실제 생산능력의 발휘 수준과 시장 확대 효과는 공장 가동 이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해당 심층가공 공장의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런양이다우의 전 밸류체인 구축은 축산·액상 유제품 가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 심층가공 제조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중국 유업계가 ‘우유를 마시는 것’에서 다원화된 ‘우유를 활용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업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문의 : 베이징지사 서혜(xuhui@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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