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대형 슈퍼마켓 「라이프」, 업계 재편에 나서
조회298일본 식품 슈퍼마켓 업계 2위인 라이프 코퍼레이션이 처음으로 동종 업계 기업 인수에 나서며 업계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호쿠리쿠 지역의 대형 슈퍼마켓 기업 알비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그동안 진출 공백 지역이었던 주쿄권(나고야 등 일본 중부 지역) 진출을 노린다. 한편, 전국 사업 확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것은 '라이프' 브랜드가 아니라, 10년에 걸쳐 육성해 온 건강 지향 프라이빗 브랜드(PB) '비오랄(BIO-RAL)'이다. 금리 상승과 이업종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일본 식품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매출 1조 엔 규모의 기업 연합을 목표로 하는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되고 있다.

출처 : 일본경제신문
ㅁ 식품 유통업계의 경영 환경 악화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식품 슈퍼마켓 업계 최대 기업인 유나이티드 슈퍼마켓 홀딩스는 2030년도까지 수익성이 낮은 매장 100곳을 폐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회사는 간토지역을 중심으로 마루에쓰, 카스미, 이나게야, 이온 푸드 스타일 등 총 7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절약 지향이 강해진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처 : 일본경제신문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과 긴키권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프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이프는 11월 10일까지 실시하는 공개매수(TOB)를 통해 알비스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미쓰비시상사가 최대주주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라이프가 창업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추진하는 동종 업계 기업 인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ㅁ 금리 상승으로 신규 출점 문턱 높아져
식품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매입 비용, 인건비, 물류비, 건축비 등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2026년에는 금리도 상승했다. 기업 대출의 지표로 활용되는 장기금리(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는 9월,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대에 도달했다. 자금 조달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는 가운데 각종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신규 출점과 점포망 확대는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역풍에도 라이프는 2027년 2월기 연결 매출액이 전기 대비 5% 증가한 9,225억 엔, 영업이익은 4% 증가한 27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형 슈퍼마켓을 높은 밀도로 운영하는 한편, 효율적인 물류망과 가공센터, 온라인 판매, 정보 시스템 등을 결합한 종합적인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통산업에 정통한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인 KPMG의 일본 멤버 펌인 KPMG FAS의 이토 유지(伊藤勇次) 파트너는 "인건비와 건축비 상승으로 신규 출점에 대한 투자 회수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고 있다. 성장을 실현하는 데 있어 M&A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ㅁ 건강 지향 PB '비오랄', 전국으로 확대
라이프가 건강 지향형 PB로 개발·판매하는 'BIO-RAL(비오랄)'은 유기농(Organic), 지역성(Local), 건강(Healthy), 지속가능성(Sustainable)을 핵심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주요 상품으로는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닭고기와 소금만으로 만든 샐러드 치킨, 유기농 재배한 블루 아가베를 100% 사용한 유기농 아가베 시럽 등이 있다.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은 식품 슈퍼마켓에서는 건강 지향 및 유기농 분야의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브랜드 출시 후 10년이 지난 현재, 비오랄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고 있다.
2020년에는 도쿄 기치조지에 전문 매장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브랜드 성장에 힘을 보탰다. 현재는 라이프의 거의 모든 매장에서 비오랄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수도권과 긴키권에서는 전문 매장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유기농 커피와 첨가물에 대한 배려를 강화한 젤라토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마련했다.
라이프는 2030년까지 현재 약 600개인 상품 품목 수를 1,000개로 늘리고, 전문 매장도 전국 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알비스의 자회사 편입을 통해 라이프는 비오랄 상품을 알비스에도 공급해 대도시권 이외 지역의 수요를 살펴볼 방침이다. 또한 도매업에서 출발한 알비스의 조달망을 활용해 호쿠리쿠 지역 식재료를 PB상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건강 지향 상품의 판매 경로 확대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것이다.
ㅁ 식품 유통업계의 구조 변화
KPMG FAS의 이토 파트너는 향후 식품 슈퍼마켓 업계가 "매출 2조~3조 엔 규모의 광역권 그룹 5개사로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매출 5,000억 엔을 넘는 지역 유력 기업도 30~50개사 정도는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는 800개가 넘는 식품 슈퍼마켓 기업이 존재한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품 슈퍼마켓 시장에서 상위 5개사의 판매액 점유율은 일본이 2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치는 반면, 독일은 90% 이상, 프랑스는 80%, 영국은 60%, 미국은 4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시장이 분산되어 있어 앞으로도 기업 통합과 광역권 사업 확대가 진전될 여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
ㅁ 시사점
지역에 뿌리를 둔 식품 슈퍼마켓은 각 지역의 식문화와 소비자 수요를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인건비와 물류비, 매입 비용, 건축비, 금리 등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하면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업 간 경쟁력 격차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 식품기업에도 일본 식품 슈퍼마켓 업계의 재편은 판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광역권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소매 그룹과 거래할 때는 안정적인 공급 체계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건강 지향성, 원재료의 품질, 환경에 대한 배려 등 제품의 부가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지역별 식문화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상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일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은 업계 재편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소매기업의 조달 방침과 상품 전략에 맞춘 제안을 추진해야 판로 확보와 지속적인 거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ㅁ 자료출처
https://www.nikkei.com/article/DGXZQOUC136KB0T11C26A0000000/
https://www.nikkei.com/article/DGXZQOCD051HM0V01C26A0000000/
문의 : 도쿄지사 카메이 안쥬(kanju@atcenter.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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