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리포트]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은 어느 슈퍼를 가든, 어느 편의점을 가든 매대 한 켠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이 등장한 것은 1958년 8월에 닛신식품이 「치킨 라면」을 발매하면서부터이다. 인스턴트 라면의 기본 공정인 제면, 증열처리, 양념, 튀김 건조를 거쳐 양산에 성공했다. 뜨거운 물을 넣으면 2분이면 완성되는 즉석면은 「마법의 라면」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도 즉석면 총수요는 금액 기준으로 약 7% 성장했지만, 물량 기반으로는 2% 정도 감소했다. 2023년 6월에 2년 연속으로 가격 인상이 이루어져 물량은 감소한 반면, 평균 판매가격 상승하여 금액 기준으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시대에 생활자 소득이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절약지향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은 가격 인상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되면서 판매 수량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가공식품 중에도 코스트 퍼포먼스 및 타임 퍼포먼스가 뛰어난 즉석면 만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 가격인상의 영향으로 물량↓, 금액↑
일본즉석면식품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의 즉석면 총수요는 물량 기준으로 58억 4,700만식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7,443억 1,700만엔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가격 인상 영향으로 물량 감소에도 금액 기준으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을 보면, 봉지면은 수량기준 19억 6,455만 8,000식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 금액 기준으로는 153억 3,600만엔으로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컵면은, 물량기준으로는 38억 8,254만 4,000식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5,906억 8,100만엔으로 전년대비 6.6% 증가 했다.
월별로 내역을 보면, 봉지면은 금액 기준으로 1, 2, 7, 8, 12월 등 5개월만 전년 실적을 상회했다. 7~8월은 2022년 6월에 실시된 가격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의 반동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석면은 가격 인상을 해도 상대적으로 적당한 가격이라는 느낌이 드는 카테고리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물량 기준으로 전년 실적을 상회하지 않은 월 수가 절반 이상인 것은 그 만큼 절약지향 소비행태가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금액 기준으로는 봉지면이 4, 5, 11월 등 3개월, 컵면이 4월만 전년 실적을 밑돌고 있어서 2년 연속 가격 상승이 있었음에도 영향을 덜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저가격 지향이 뿌리 깊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픈 프라이스 및 PB 등 NB와 비교해서 저렴한 상품의 매출 증가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서 즉석면 업계로 볼 때는 이익 측면에서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의 즉석면 시장은 2023년까지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절향지향에 따른 저가격 상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NB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상품의 판매 수량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 3식 팩 봉지면 활성화
이번 시즌에서 주목 받을 것 같은 카테고리는 봉지면이다. 봉지면은 지금까지는 5식(개 들이) 팩이 중심이었지만, 금년도 봄은 3식 팩 상품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이전부터 닛신식품이 「닛신 고래 젯타이 우마이 야츠」 상품 시리즈 등에서 3식 팩 시장을 개척해 오고 있다. 작년에는 토요수산이 신 브랜드인 「마루짱 ZUBAAAN!」을 발매했으며, 산요식품도 「삿포로 이찌방 감염」 시리즈를 3식으로 전개하는 등 즉석면 시장에서 3식팩 상품의 존재감이 강해지고 있다. 평균 세대인원의 감소로 5식 팩이 많다고 느끼거나 5식팩의 가격이 높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 3식 팩이 확대 경향에 있는 점 등 때문에 즉석면 업체에서는 이번 여름에 3식 팩 제품 신규 출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수산은 「ZUBAAAN!」 시리즈에 신제품을 추가하여 총 4개 상품 체제로 브랜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산요식품은 「삿포로 이찌방 감염」 시리즈를 감염을 홍보 포인트로 소구하면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이스콕은 「와카메 라면 고마∙쇼유(간장) 구재 들이 3식 팩」과 「돼지김치 라면 구재 들이 3식 팩」을 신 발매한다. 구재 들이를 소구하여 다른 3식 팩 상품과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금년도는 3식 팩의 인기와 점유율이 확대되는 일 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3식 팩을 중심으로 한 봉지면 만의 어렌지 레시피 제안이나 1식 당 가격의 합리성을 어필하면서 소비 의욕 자극 등이 이루어진다면 5식 팩을 포함한 봉지면 전체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컵면 카테고리에서는 야키소바 카테고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년간의 흐름을 보면 유소바를 포함한 야키소바 카테고리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냉동식품 및 칠드 면 분야에서도 혼합면 관련 상품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 즉석면 분야에서도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닛신식품은 작년에 서일본지역에서 「닛신 소바 UFO 특대 바렐」의 판매실적이 좋아서 이번 여름에는 전국적으로 판매를 전개한다. 야키소바 카테고리에서도 내용량 증가 상품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세이식품은 「메이세이 잇페이 짱」에 「칸사이풍 오코노미야키 소스 맛」을 판매 확대하여 칸사이지역에서의 매출 확대를 도모한다.
▶ 한국산 라면 대일 수출 현황
2023년 대일본 라면 수출은 58백만불을 기록했으며, 5년 전인 2019년 34백만불 대비 72% 증가하였다. 한국산 라면은 웬만한 수퍼 등 식료품점에 가면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보급이 되어 있다. 농심의 신라면을 필두로 삼양의 불닭면 등 약 40여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 신라면 봉지면(120g*3)은 2023년 1월~10월 유통매장(1006점포) 봉지면 매출실적 중 8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산 라면은 매운맛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며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스파게티면 등 다양한 맛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한국 라면은 탄탄한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일본의 면 사랑은 엄청나다. 일반적으로 외식은 생면, 가정식은 인스턴트 면 중심이다.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최근 2년간 면 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가운데 면 시장 전체 규모는 물량 기준으로는 감소, 금액 기준으로는 증가 추세이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소득 증가율이 낮아서 절약지향 소비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비용적으로 시간적으로 장점이 있는 즉석면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절약지향 소비에 대응한 5식 팩에서 3식 팩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업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니즈도 충족하면서 업계의 매출 향상에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면류 업체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트렌드를 고려해서 상품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SNS 사용빈도가 증가하면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식품을 바로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수출하려는 상품의 특성을 잘 어필하여 차별화하고 홍보한다면 일본시장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자료출처
- 2024. 2. 28일자 일본식량신문
- 일본 농림수산성
- 일반사단법인 일본즉석식품공업협회
문의 : 오사카지사 권현주(hyunjukun@at.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