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리포트]
▶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침체 예상율은 지난해 대비 감소했으나, 금융 불안감은 사상 최고
⦁미국 금융 서비스 회사인 노스웨스턴뮤추얼 (Northwestern Mutual)의 2024년 연례 조사 - 2024 계획 및 진행상황 조사(Planning & Progress Study)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작년보다 미국 경제 전망을 낙관하고 있지만 금융 불안감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54%)이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2023년의 67%에 비해서는 약간 감소한 수치이나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인의 33%는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하였는데, 이는 작년에 같은 응답을 한 27%에 비하여 급증한 것으로 연례 조사 역사상 기록된 가장 높은 수준의 재정적 불안 수치이다. 인플레이션은 이러한 재정적 불안을 뒷받침하는 동인으로,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 (54%)이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가계 소득이 이를 앞지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에 불과하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민텔(Mintel)의 조사에서도 2024년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31%)을 선택했으며, 2위인 주유비(13%)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2023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미국 소비자의 약 3분의 2가 소비자 가격 변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짜증이 나는 수준이라는 것에 동의하였고, 약 15% 만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 미국 식품 인플레이션은 낮아졌지만 식품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의 식품 수요 분석 및 지속 가능성 센터(Center for Food Demand Analysis and Sustainability)가 2024년 2월 발표한 설문 조사 기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향후 12개월 동안 식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소비자들의 평균 예상 식품 가격 상승률은 3.7%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 기간인 26개월 동안 미국은 2022년 11.3%로 정점을 찍은 높은 식품 인플레이션을 보였다. 이후 식품 인플레이션은 냉각되는 추세이며 2024년 3월 발표된 노동국 CPI (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 물가 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식품 인플레이션은 2.2%까지 낮아지며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은 대체제 선택 및 외식 지출 감소
⦁이처럼 재정적 예산 압박과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이 민감한 소비자들은 식품 비용 및 외식을 줄이고 있으며, 소비 패턴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 센서스 (Census)의 가구 동향 조사(Household Pulse Survey)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35,000달러 미만인 사람들의 절반이 일상적인 생활 비용을 지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거의 80%가 최근의 물가 인상으로 인해 중간 또는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최근 발행한 베이지 북(Beige Book)에 따르면, 연준의 12개 지역 중 7개 지역 연준은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찾거나 지역사회 단체에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거나 신용 대출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저렴한 가격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패스트푸드 회사는 저소득층 소비자가 고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이고 가장 늦게 지출이 회복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레비뉴 매니지먼트 솔루션 (Revenue Management Solutions)이 지난 2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5만달러 미만인 저소득층 소비자의 약 25%가 패스트푸드를 덜 먹고 있다고 답하였으며 약 절반은 패스트 캐주얼 및 풀 서비스 식당을 덜 방문한다고 답하였다. 이는 재정 압박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식사를 위한 외식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24년 1월 발표된 민텔의 조사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보다 가격이 낮은 식료품 대체재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 비율은 47%에 달했으며, 외식을 줄였다고 답한 비율은 47%, 스토어 브랜드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1%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향후 예산 압박이 있을 때 주로 가격이 낮은 식료품 대체재를 선택하고 외식을 줄이겠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 신선 농산물도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 채널 점유율 상승
⦁신선 농산물 구입에 있어서도 판매 채널의 점유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선 농산물을 구매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식료품점 (grocery stores)을 여전히 가장 많이 찾고 있다. 그러나 2024년 소비자들의 57%가 대형 소매업체와 대형 할인 유통매장을 뜻하는 슈퍼센터(supercenters)에서 과일 및 채소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2023년 6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식료품점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는 소매점 환경이 꼽혔으며 뒤이어 제품 다양성, 접근성, 할인 및 프로모션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산업협회(FMI)는 최근 ‘농산물의 힘’(Power of Produce)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이 농산물 구매에 있어 소비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일 저렴한 가격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성이 높아진 것이다. 슈퍼마켓이 소비자들의 농산물 지출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해당 카테고리는 15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이에 반해 대형 소매업체와 슈퍼센터 등 대형 할인점들의 달러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신선 농산물을 쇼핑한다고 답한 쇼핑객의 비율은 2020년 64%로 급증한 후 2024년 37%까지 감소하였다. FMI는 고소득층 쇼핑객들이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이들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더 자주 소비한다고 밝혔다.
▶경제의 불확실성 속, 팬데믹 기간 중 자산 변화에 따른 재량 지출 증가
⦁낙관적인 경제 전망과 높아지는 금융 불안함이 공존하면서, 가계의 소비력 감소로 인한 소비자 지출 감소가 예상되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와 상반되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노스웨스턴 뮤츄얼(Northwestern Mutual)의 2024년 연례조사에 따르면 높은 수준이ㅡ 재정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은 2024년 레스토랑, 휴가 및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재량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9%는 전년대비 재량 지출이 동일하거나 더 많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세대별로는 Z세대가 비필수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한데 비해 X세대는 지출을 통제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답한 세대의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의 자산 증가를 경험한 특징이 있다. 그러나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크리스티안 미첼(Christian Mitchell) CCO는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연령 스펙트럼이 위아래에 속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움츠러들고 있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였다.
▶ 물가 안정화 조짐에 소비자가 단기적인 지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도
⦁한편,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컨슈머와이즈(ConsumerWise)에서 시행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식시장 랠리와 물가 안정화 조짐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2월 경제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공존한다. 소비자들은 ConsumerWise의 조사에서 향후 3개월동안 생필품 구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일반 소비자들은 신선 농산물, 육류 및 유제품, 상온 보관 식품 및 냉동 식품 등의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말과 2024년 초를 비교하면, 2월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2023년 말보다 소폭 낮아지기는 했지만 유사한 수준으로 구매 거래를 낮추거나, 더 나은 가격과 가치를 위해서 구매 유형이나 수량을 변경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연구에서 소비자의 40%는 향후 3개월간 지출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는 기성 세대에 비해서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았고, 특히 고소득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2023년 4분기에 비해 12%나 증가하는 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세대별로도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을 위한 소비 경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한편 지출을 계속하겠다고 예상한 소비자 중 37% 이상은 식품 카테고리에서 소비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시사점
⦁미국인들은 작년보다 미국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는 있지만 여전히 과반수 이상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재정적 불안감은 높게 치솟고 있다. 식품 가격 상승 추세로 인한 가계의 재정 예산 압박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하던 제품을 덜 구매하거나, 구매하던 제품을 가격이 낮은 대체재로 변화하거나, 구매하던 제품이지만 제품의 구성 및 수량을 변경하거나, 또는 대형 할인점 등으로 구매 채널을 변경하는 등의 구매 패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가계 지출 조정을 위한 대안을 찾는 것은 작년부터 이미 시장에 팽배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팬데믹 기간 동안 빠르게 자산이 증가한 세대들의 경우에는 재량 지출을 늘리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또한 작년 말보다는 올해 초 물가가 안정화 되는 조짐이 잠깐 보이자 마자 최근 단기적으로는 소비 지출, 특히 식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겠다는 일부 세대 – 특히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의 경향도 공존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 경향은 거시적인 경기 신호에도 영향을 받지만, 소득 수준 또는 세대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거시적인 경기 예상에 따라서 소비자의 지출 감소 추세에 부합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사 상품의 타겟 소비자층이 그 소득 수준 및 세대적 특징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떠한 구매 패턴을 보이는지를 파악하고 그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출처 :
× statista How important are the following aspects in your choice of grocery stores?
× Mintel - 2024 Consumers & The Economic Outlook – US –
× statista Feelings of Financial Insecurity in America Soar to Record High, Even as Consumer Anxiety About the Economy and Recession Recede
× PLANNING & PROGRESS STUDY 2024
× Most consumers continue to expect rising food prices
× Fast-food companies seeing low-income diners pare orders
× FMI: 57% of shoppers purchase produce from mass retailers, supercenters.
× An update on US consumer sentiment: Consumers see a brighter future ahead
문의 : LA지사 박지혜(jessiep@at.or.kr)